영화 속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바로 어색함이다. 우선 전체적인 영화의 틀이 기존에 내가 봐오던 영화와는 조금은 다른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영화라는 점이 어색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영화는 적은 대화와 연결고리가 부족한 듯한 어색한 전개로 진행된다. 어색함은 영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 어색함은 도입부분 독백을 하는 여자이다. 독백으로 여운을 남기고 영화는 시작하지만 여자는 스크린에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그 여자와의 재회나 갈등의 해결 등을 고대하던 독자들은 뭔가 허탈하고 어색한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다음으로 여행을 떠나는 두 인물의 관계이다. 둘은 여행 내내 함께 다니지만 둘 사이의 관계에서 어색함이 보인다. 짤막한 대화와 느닷없는 이별, 그리고 그 후 상대방의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독백부분에서 두 사람의 관계의 어색함은 보는 이에게 어색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영화의 배경 장소도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지역의 고원으로 현대적인 도시에 익숙한 우리에게 어색함을 준다.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주인공과 사진을 받는 사람들 간의 어색한 관계 또한 예로 들 수 있다. 주인공은 자신이 과거에 여행했던 곳을 다시 찾아 함께 사진을 찍은 사람들에게 사진을 돌려준다. 이 부분에서 몇 년 만에 다시 만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별다른 표정변화 없이 몇 마디 대화를 나누고 헤어진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오랜만에 만났을 때 반갑기도 하지만 마음 한구석으론 어색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 부분이 바로 그러한 점을 시사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이 부분에서 주인공의 어색한 영어도 영화의 어색함의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여자의 독백, 여행, 만남, 사진 등 어떻게 보면 통일성이 없어 보이는 영화의 소재와 전개이지만 이 어색함 은 영화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중심역할을 한다. 통일성과 빠진듯한 연결고리의 어색함을 주축으로 소재에서 나오는 하나하나의 어색함은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해주며 영화를 하나의 메시지로 결합시켜준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바로 일상에 존재하는 어색함 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매일 어색함을 느끼며 산다. 새로운 곳에서의 어색함과 뜻하지 않은 것에 대한 어색함 등 어색함은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이 어색함을 거부하며 억지로 어색함을 극복하려 할수록 더 큰 어색함만 느껴질 뿐이다. 감독은 이러한 어색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며 인정하는 자세를 영화를 통해 보여준다. 바로 자신에 틀에서 벗어나 어색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감독님의 말씀처럼 영화도 자신의 사고로 해석하고 분석하는 것 보다 영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의 인생에서는 자신이 중심이지만 자신과 다른 것과의 관계에서 중심은 자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Posted by TK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