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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공부에 대한 고찰

 현대 사회에서는 대다수의 고등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를 한다. 그들은 무엇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일까? 어떤 이들은 취직을 위해, 또 어떤 이들은 부모의 강요에 의해 대학에 진학하곤 한다. 하지만 대학의 설립 취지는 무엇보다도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는 대학에 진학할 때 지금까지 내가 배워온 것은 무엇이며 또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대학의 공부는 무엇인가. 고등학교까지의 공부와 무엇이 다른가. 고등학교 공부의 연장인가 아니면 새로운 공부의 시작인가. 우리는 대학교 공부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할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이며 보편적인 질문은 대학에서 왜,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나?” 일 것이다.

 고등학교의 공부는 기본적인 상식과 암기력, 이해력, 사고능력을 배양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이 다른 활동을 하는 기본적인 능력이며 대학 공부를 하기 위한 기본 단계이다. 고등학교를 넘어서 대학에 들어오면 이제 고등학교에서 갖춘 기본적인 학습 능력으로 본격적인 공부를 하게 된다. 우선 그간 쌓아온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관심분야를 전공하여 좀 더 심층적이고 전문적으로 공부한다. 고등학교와 같은 주입식 공부에서 벗어나 자신의 독창적 의견을 사고해 내기도 하며 타인의 의견을 비판해 보기도 한다. 책 속의 명인의 말 진리야 있고말고. 그러나 자네가 구하는 가르침’, 오직 그것만 가지면 현명하게 되는 절대적인 가르침, 그런 것은 없어. 자네도 완전한 가르침을 동경해서는 안 돼. 그것보다 자네 자신의 완성을 추구하도록 해. 신은 자네 자신 속에 있는 것이지 개념이나 책 속에 있는 게 아니야. 진리는 살아 있는 것이지 강의의 대상은 아닐세. 싸울 각오를 하게, 요제프 크네히트군. 싸움은 이미 시작된 거야.”(헤르만 헤세, 유리알 유희, 범우사, P73)와 같이 우리에겐 고유한 자신만의 의견이 필요하다. 정체성과 같은 자신의 고유한 의견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대학 공부의 특징 중 하나이다. 이러한 지식공부 외에도 나는 누구인가?’ 와 같은 자아 인식과 삶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공부도 병행하게 된다. 이런 본질적이며 근원적인 의문을 품고 또 의문을 해결해나갈 때 인간은 성장의 최종단계에 이르러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 학교의 종착역답게 대학은 인간의 최종 성장을 도와주며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대학 공부는 필요하다.

 그렇다면 대학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우선 대학 공부는 적극적이며 주체적으로 해야 한다. 짜여진 시간표대로 수업을 들으며, 필기를 그대로 받아 적고, 나눠주는 자료를 그저 외우기만 하는 고등학교의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자신이 직접 도서관이나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찾으며 원하는 수업을 직접 골라 듣는 등 대학 공부는 자신의, 자신을 위한, 자신에 의한 공부이다. 대학의 공부가 이전과는 다른 가장 큰 점은 비판적 시각에서 공부를 한다는 점이다. 대학 이 전까지의 공부는 주입식으로 교과서의 글, 선생님의 말씀 모두 우리가 따라야 하며 익혀야 할 진리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이 모든 것을 비판적 시각에서 바라보며 스스로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데카르트가 무언가의 탐구를 위해 모든 것을 의심했던 방법적 회의와 같이 우리에게도 비판적 시각이 필요한 시기이다. 그러나 지나친 비판 의식은 사람을 자칫 비관론자로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토론과 독서를 통해 타인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역시 배워야 한다. 대학의 많은 강의에서 조별 토론과 독서를 과제로 선정하고 있다. 조별 토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과 타인을 설득하는 방법을 배우며 타인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의견과 다른 의견에 대해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또한 토론 활동은 타인과의 문제 해결에 있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가는 방법을 제시하며 자신의 의견을 굽힐 줄 아는 겸손의 미덕을 기르게 해준다. 이는 곧 사회에서 타인과의 원활한 관계 유지의 밑바탕이라 할 수 있다. 독서는 한 주제에 대해 각기 다른 관점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자신의 관점을 만들어 나가는데 도움을 준다. 독서는 비단 대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 주부 등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평생 공부를 위해 필요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대학에서 해야 하는 공부 방법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 하는 것이다. 이제 성인이 된 만큼 타인에게 의존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스스로 해결하는 자립심을 길러야 한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미국, 유럽 등의 학생에 비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적 부분은 물론이며 어떠한 일을 할때 결정을 내리는 것도 부모에 의존한다. 이는 사회에 영향을 주어 취직을 못한 20대 후반, 심지어 결혼 한 30, 40대 까지도 부모에게 의존을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자립심을 길러야 한다.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통해 우리는 인생을 배우며 인간으로 성숙해 나가는 것이다.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에서 나온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우리 이성을 온전히 사용하고 이성에 의해서만 인도되어 온 경우만큼 우리 판단이 순수하고 확고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르네 데카르트, 방법서설, 문예출판사, P163)구절처럼 우리는 우리의 이성에 의한 판단을 신뢰하며 더 좋은 판단을 위해 판단력을 길러나가며 이제 타인에게 의존하는 인간이 아닌 자신에게 의존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공부와는 사뭇 다른 대학에서의 공부가 다소 어렵고 익숙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더욱 성숙한 인간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주체성과 자립심, 비판적 시각과 타인의 의견을 수렴할 줄 아는 포용성을 모두 갖추었을 때 자신의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으며 사회를 발전시키는 주체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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