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가운데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은 주로 가족의 일원으로 해야 할 일, 학문에 힘써야 하는 이유와 방법 등을 담고 있다. 우리 집 가훈인 바른길로 가라에 바른길이 어떤 것인지 편지를 통하여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깨달음도 얻고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볼 시간을 갖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남의 도움을 바라지 말고 도와주라이 부분에서 나는 크게 느꼈다. 난 누군가를 도와주고 나면 그에 따른 보답이 있기를 바란다. 즉 무엇인가를 바라고 도와주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나의 근심만 늘리고 남과의 관계만 어렵게 만드는 백해무익한 것이었다. 내가 보답을 바라지 않아도 도움을 받은 이는 여유가 된다면 나를 도와줄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나 도움을 받은 이가 나를 돕지 않는다면 그것은 여유가 없어서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그를 삐뚤어진 시선으로 보지 않아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근심 또한 사라질 것이다.

 또 정약용은 기울어져가는 집안을 위해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포기하지 말고 남들보다 두 배, 세 배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흔히들 개천에서 용 난다는 표현을 쓴다. 어려운 환경에서 이룬 업적일수록 그 업적이 더욱 빛나고 위대해 보이는 것이다. 또한 정약용은 아들에게 과거에 응시 할 수 없는 상황을 더 이상 과거 공부를 하지 않고 독서에 매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여기며 위기를 기회로 삼는 용기를 보여주고 또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을 읽고 특별히 문제될 것 없는 좋은 환경에서 조차도 독서를 게을리 한 내가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뒷부분 다산의 제자들에게 당부하는 말에서 정약용은 검소한 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선비들도 농업에 종사해야 한다며 당시 통념보다 앞서고 실용적인 주장을 내세웠다. 최근 명품을 숭배하다시피 하는 우리 젊은이들에겐 이보다 더 좋은 충고는 없을 것이다. 허례허식과 같은 치장보다는 검소하고 실용적인 차림새를 높이 평가 해야겠다.

 편지 곳곳에서 정약용은 집안을 두루 걱정하며 아들에게 집안과 집안사람들을 보살필 것을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자신의 어려운 처지에도 불구하고 집안을 걱정하는 것을 보고 우리내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힘든 몸을 이끌고 아침에 가계에 나가시는 모습을 생각하며 난 여태껏 부모님께 너무 일방적으로 무엇을 해주길 원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감을 느끼고 책에 나와 있는 효도와 집안어른을 공경하는 방법을 보며 효에 대해 잠시 생각해볼 시간을 갖았다. 효란 무엇일까?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부모님은 그저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 효도하는 길이라고 하셨다. 물론 공부를 함으로써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 드릴 수는 있지만 공부를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나를 위한 것이었다. 나는 그 당시 공부하는 게 효도하는 것이라 핑계를 대며 부모님의 일을 도와드리지도 않고 청소, 설거지와 같은 집안의 작은 일 하나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한 공부가 과연 효도일까. 난 그저 부모님의 걱정을 조금 덜어드린 간접적인 효도를 한 것이었다. 앞으로는 책에서와 같이 부모님의 불편한 곳을 찾아 도와드리는 직접적인 효도를 해야겠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차이에 대한 노파와의 대화에서 어머니를 더 높이 평가한 노파의 말을 듣고 정약용은 진리를 깨달았다고 한다. 노파와의 대화 전까지 정약용은 옛날 성인들의 교훈에 따라 아버지를 더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이부분에서 정약용은 크게 깨닫고 공경하는 마음까지 일어났다고 한다. 나 역시 이 부분을 읽고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무비판적인 수용으로 인한 사고의 경직성을 보았다. 특히 대중매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사, 평론과 같은 글은 주관적이기 마련이다. 그 이면에는 어떠한 이데올로기가 숨어있을 수 도 있고 이해관계에 의해 외곡된 자료가 배포되기도 한다. 우리가 이런 자료들을 접했을 때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 없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면 주관 없이 남들 생각에 끌려 다니는 형편없는 사람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나 역시 주관적인 견해를 존중한다. 일관된 생각보다는 다양한 생각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대를 넘어선 그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의 지침이 되고 있다. 정약용의 편지에 담겨있는 이러한 교훈들은 그의 아들들뿐만 아니라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배워야할 덕목들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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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K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