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는 우리나라 소리꾼들의 삶과 고난 그리고 소리에 대한 한을 담은 작품이다영화는 동호라는 인물이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한다소리꾼 유봉은 우연히 어느 마을에서 동호의 어머니인 금산댁을 만나 사랑에 빠져 함께 그마을을 나온다. 유봉은 이제 금산댁과 동호 그리고 자신의 양딸인 송화와 살아 가게 된다. 하지만 금산댁은 아이를 낳다 죽게 되고 유봉은 송화와 동호에게 각각 소리와 북을 가르치며 소리꾼과 고수의 길을 걷게 한다.

유봉의 가르침에 딸 송화는 소리에 빠지게 되어 진전이 빠르지만 아들 동호는 그렇지 못하게 된다.

 해방이 됐지만 양악의 영향으로 판소리의 인기가 사라지고 소리를 들어주는 사람들도 줄어든다. 전쟁으로 더 궁핍해진 삶에 동호는 유봉 때문에 자기 어머니가 죽었다는 생각과 궁핍한 삶을 견디지 못하고 유봉과 싸우고 사라진다.

 동호가 떠나간 후 슬픔에 잠긴 송화는 소리를 하지 않게 되고 유봉은 딸이 한에 사무쳐 소리를 하게 하기 위해 딸에게 주는 한약에 부자를 섞어 딸의 눈을 멀게 만든다. 송화는 유봉이 그렇게 한 사실을 알게 되지만 체념하고 만다. 송화는 아버지 때문에 장님이 되어 버렸지만 지극한 효성을 보인다. 유봉의 계획대로 송화는 한에 사무쳐 다시 소리를 하게 되지만 유봉은 결국 두메산골의 쓰러져 가는 집에서 쓸쓸히 죽어 간다. 장님이 된 송화는 혼자 남아 소리꾼으로 각지를 전전하게 된다.

 한약방에 정착한 동호는 누이와 함께 있을 때 누이의 자신에게 준 정을 잊지 못하고 누이를 찾아 헤매고 다니다가 마침내 한촌 객주집에서 누이를 만나게 된다. 동호는 송화에게 소리를 청하고 자신의 북장단에 맞춰 노래를 부르게 한다. 동호는 송화의 소리를 듣고는 자신이 누이의 한을 약화시켜 소리에 영향을 끼칠까봐 자신의 신분도 말하지 않은체로 아무 말 없이 떠난다.

 송화는 동호가 떠난뒤 북장단 소리를 듣고 그가 동생이라는걸 알아차린다. 그녀는 얹혀 살던 객주집을 떠나 다시 정처없이 소리의 한을 풀러 길을 떠난다.

 서편제에서 송화는 한을 지니고 소리를 하는 소리꾼으로 나오게 된다. 판소리와 관련된 정서로 한이라는 것은 문화적인 관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서편제에서 송화란 인물도 한을 지니고 소리를 하는 소리꾼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한이란 지난 일에 원망스럽고 원통하며 억울한 생각들이 응어리가 진 마음이다. 그러나 판소리에서의 한이란 이러한 응어리 진 마음들이 아닌 그리움과 희망을 나타낸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이 한을 소리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 때문에 유봉은 송화에게 한을 지니게 하기 위해 눈을 멀게 한거 일지 모른다. 진정한 소리꾼이 되게 하기 위해서 일지 모른다. 그래서 영화에서 이 소리는 단순한 판소리나 예술의 차원을 뛰어 넘은 것이다.



Posted by TK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