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소설 변신은 우리에게 가족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우선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의 중요성이 소설에 나타난다. 벌레로 변한 그레고리가 가족에 대한 자신의 책임, 구체적으로 경제적 책임을 못하게 되자 다른 가족들이 소득을 얻기 위해 각자 직업을 찾아 작업 전선에 뛰어 들게 된다. 사실 현실에서도 한 가족 구성원이 병 또는 부상으로 입원을 하거나 범죄로 인해 수감되는 등 자신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그 가정은 순식간에 변하며 위기에 처하게 된다. 특히 소설 속 그레고리와 같이 소득의 주체가 이러한 상황이 된다면 그 가정이 받는 타격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소설은 이 상황을 좀 더 극단적으로 만들고 가족 간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주인공을 다소 혐오스러운 벌레로 변신하게끔 한 것이다. 가족들은 벌레로 변한 그레고리를 보며, 또 그를 대신해 일을 하며 점차 그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도 불치병 환자를 돌보는 가정이 환자로 인해 갈등을 겪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레고리로 인해 하숙인이 나가고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자 마침내 그레고리를 보살펴 주는 누이동생마저 그를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을 하게 된다. 소설은 마치 환자로 인해 갈등을 겪는 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상을 준다. 또한 소설을 넓게 본다면 가족에게 소중했던 그레고리가 벌레로 변하자 차갑게 내치는 그의 가족을 통해 현대 가정의 유대감 붕괴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어엿하게 직장 일을 하던 그레고리를 대하는 가정이 과거 사회의 가정이라면 벌레로 변한 그레고리를 대하는 가정은 현대 사회의 가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소설은 산업화, 핵가족화 등 사회를 현대 사회로 변화시킨 요인들을 그레고리의 변신으로 나타낸 것이다. 즉 소설은 산업화와 핵가족화 등이 사회를 변화시켜 가족의 유대감이 약화, 붕괴된 현상을 그레고리의 변신으로 인해 변한 그의 가정으로 시각화한 것이다.

Posted by TK14